Ⅰ. 서론
사회복지 실천 기술에 있어 심리사회모델은 ‘상황 속의 인간’을 강조하며, 클라이언트가 가진 과거 경험이 현재의 심리 또는 사회적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클라이언트의 과거와 현재 경험과 관련된 내적 갈등을 통찰하고 이해하면 클라이언트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심리사회모델은 정신분석학을 기초로 자아 심리학 이론이 적용된 것으로 각 개인의 자아 기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치료 형태로 발전되어왔다. 우리는 심리사회모델의 각 발달단계와 특징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해봄으로써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주변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 발달단계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계와 그 이유에 대해 논의해 봄으로써 사회복지 실천 기술에 대해 심도 있게 들여다볼 것이다.
Ⅱ. 본론
1. 심리사회 모델의 발달단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확장한 에릭슨(Erikson)은 인간 성격 발달에 있어 내적 본능뿐만 아니라 심리·사회적 측면을 함께 강조한다. 그는 발달이 사회·문화적인 요구들도 함께 상호작용하여 나타난 결과로 보았으며, 특히 자아를 중시하였다. 이러한 에릭슨의 이론은 개인의 성격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인 힘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심리·사회적 발달이론(Psychosocial Theory)이라 하기도 하고, 원초아(Id)보다는 자아(Ego)를 강조하였기 때문에 자아 심리이론이라 하기도 한다.
에릭슨은 인간 발달을 8가지 단계로 나누었다. 0~만 1세를 신뢰감 대 불신감이 형성되는 단계, 만 1~3세를 자율성 대 수치심이 형성되는 단계, 만 3~5세를 주도성 대 죄의식이 형성되는 단계, 만 6~11세를 근면성 대 열등감이 형성되는 단계, 청소년기를 자아 정체감 대 역할 혼란을 형성하는 단계, 성인 초기를 친밀감 대 고립감이 형성되는 단계, 성인 중기를 생산성 대 침체성이 형성되는 단계, 노년기를 자아 통합성 대 절망감이 형성되는 단계라 보았다. 각 단계에는 극복해야 하는 심리·사회적 위기가 있으며 발달과업이 있음을 제시하였다.
2. 심리사회모델의 발달단계별 특징
에릭슨의 이론에서 제시되었던 발달이론의 단계별 주요 특징은 양극성에 있다. 각 단계는 두 개의 극으로 형성되며, 정체성을 발전시키고 각자 처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으로 생성된 이 단계들을 잘 마주해나가야 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신뢰감 대 불신감’의 단계에서 심리·사회적 위기를 잘 극복하면 신뢰감을, 반대로 주어진 발달과업이 잘 극복되지 못하면 불신감을 얻는다는 식의 양극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다. 다시 말해 에릭슨은 삶의 주기가 앞당겨지기 위해서 각 단계에서 극복해야 하는 위기가 있다고 보았다.
먼저 태어난 후부터 만 1세까지의 시기는 신뢰감 대 불신감이 형성되는 단계로 프로이트의 구강기에 해당한다. 이때 성취해야 하는 긍정적 과업은 기본적 신뢰감이다. 어머니가 아이를 양육하는 질에 따라 자신,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며, 만약 부모의 역할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불신감이 형성되는 단계이다. 졸릴 때 재워주고, 불편할 때 돌봐주고, 배고플 때 먹여주는 등의 부모 돌봄이 적절히 이루어지는 경우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게 되며, 자신을 잘 돌보아주는 것을 보니 자신이 믿을 만한 존재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쉽게 말해 자신이 ‘앙’하고 울면 모든 일이 해결되는 살만한 공간이라는 믿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자신의 역할에 자신감과 책임감이 부족하여 일관성없이 아이를 대하거나 혼란을 일으키게 되면 아이들은 불신감이 형성된다.
만 1~3세는 자율성 대 수치심이 형성되는 단계로 프로이트의 항문기가 이에 해당한다. 성취해야 하는 긍정적 과업은 자율성으로 이 시기는 아이가 전보다 더 자율적으로 환경을 탐색하고 상호작용하려 한다. 혼자 옷을 입으려 하고, 음식을 먹으려 하며, ‘내가 할 거야’, ‘나 혼자 할 수 있어’와 같이 외부 세계를 스스로 조작하고 선택하려는 욕구의 표현을 시작한다. 이때 부모는 한 인간으로서의 아이가 스스로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존중해줌으로써 자율성을 발달시킬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하는 점은 자신과 타인에게 파괴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합리적인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아이가 환경에 대해 자율적으로 탐색하고 조절할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수치심과 의심을 내면화하게 된다.
만 3~5세의 주도성 대 죄책감이 형성되는 세 번째 단계는 프로이트의 남근기와 시기가 상응된다. 주도성이 이들의 긍정적 과업이며, 이 시기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해지며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자 한다. 또한, 내 물컵, 내 동생, 내 인형과 같이 내가 책임을 지는 것에 관심을 둔다. 다시 말해, 자신과 자기의 세계를 이루는 것들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지는 주도성이 이들의 긍정적 과업이다. 이때 부모는 아이들의 호기심이나 환상적인 말 또는 행동이 우습게 여겨지거나 금지되도록 하지 않아야 이들의 주도성이 더 커질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아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 이성의 부모와 애정을 주고받을 욕구가 지나치게 무시되는 경우 아이들은 죄의식에 사로잡힐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만 6~11세에는 근면성 대 열등감이 형성되는 단계로 프로이트의 잠재기가 이 시기에 해당한다. 근면성이라는 긍정적 과업을 성취할 시기이며, 아이들은 성취에 대한 동기가 강해지기 시작한다. 학교에 입학하여 여러 가지 사물이 만들어지고 움직이게 되는 기술적 측면들을 접하게 되며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자’라는 생각하게 된다. 이 시기의 부모들은 열심히 하려는 아이들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어야 근면성을 발달시켜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 타인과 비교하게 되면 아이가 큰 열등감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공부뿐만 아니라 생활 또한 친구나 가족 내 구성원들과 비교해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열등감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선생님이나 부모로부터 타인과 비교하는 말들을 자주 듣는다면 더 큰 열등감으로 빠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다섯 번째로 청소년기는 자아 정체감 대 역할 혼란이 형성되는 단계이다. 청소년기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의 다양한 사회적인 요구들과 역할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 주어진 긍정적 과업은 자아 정체감이며, 청소년들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생각들이 맞는지를 확인하고, 실제 현실이 그것과 같을 때 ‘내 정체성은 이것’이라는 자신감과 정체감을 형성하게 된다. 이 시기 성적 정체감과 직업탐색 및 선택은 필수적이며, 이는 정체감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사회환경이나 불행했던 경험들로 인해 정체감의 형성이 좌절되면 정체감 위기, 정체성의 혼미로 빠진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역할이 수행되어야 하는지 자각하지 못해 방황과 무력감 및 허무감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성인 초기는 공식적으로 어른이 되는 시기이다. 이때 형성되어야 하는 긍정적 과업은 친밀감이며, 이 시기의 젊은 성인들은 타인과 성적인 친밀감 또는 사회적인 친밀감을 이루어 나간다. 또한, 기운찬 활동을 할 힘이 넘치는 때로 친밀감이 적절히 형성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정체감이 잘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시기 자아 정체감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아 관계에서의 친밀감을 형성하지 못하면 소외감 또는 공허감을 느끼기 쉬우며, 이런 경우 자아도취와 함께 피상적이고 공식적인 인간관계를 추구하게 된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들에 진심으로 참여하거나 몰입하지 못하며, 때때로 직업이 쓸데없는 것이라 여기는 생각하기도 한다.
일곱 번째로 성인 중기는 인생에 있어 중반기에 접어드는 시기로 성취할 긍정적 과업은 바로 생산성이다. 생산성이란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스스로가 하는 일에서 어떠한 업적을 만들어가는 것 또한 생산성에 포함되지만, 앞선 세대가 뒷세대를 양육하고 교육하며 생산하는 것 또한 인간의 문화와 문명을 이어 나가는 주요한 생산 과업이다. 자기의 안위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복지를 고려한 생산성도 이에 속하는 것이다. 만약 이 시기 생산성의 과업이 달성되지 못하면 개인 이익이나 만족만 추구하게 되는 자아도취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심하면 자기를 제외하고 다른 누구에게도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어 인간관계가 황폐해질 수 있으며, 자기 활동 또한 침체가 되면서 흔히 말하는 ‘중년의 위기’, 다시 말해 인생무상 또는 절망감을 경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노년기는 인생을 살아왔던 동안에의 자기 성취와 노력에 대해 반성하게 되는 때로 자아 통합성 대 절망감이 조성되는 단계라 본다. 자아 통합이란 스스로 인생을 돌아보면서 ‘이만하면 만족해.’, ‘나는 후회 없이 살았다.’, ‘인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라는 확신이 들 때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이런 확실한 믿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죽음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인생이 되돌려지지 않는 것에 대해 후회하며, 바라고 희망한 것들에 대해 끝없이 미련을 만들며 절망에 빠지게 된다. 에릭슨이 말한 이러한 8단계는 꼭 완벽하게 긍정적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며, 부정적인 발달보다 긍정적 과업의 발달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그것으로 심리˙사회적 위기를 건강히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3. 본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계 및 이유
앞선 주제로 에릭슨의 8단계 심리사회 발달과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러한 여덟 가지 심리사회 발달단계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단계는 바로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자아 정체감 대 역할 혼란의 형성단계이다.
에릭슨의 심리 사회적 발달이론에서의 핵심 개념은 ‘자아’에 있다. 그는 신체와 심리, 사회적 발달과정에서 바깥 환경들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역동적 힘을 자아라고 규정하였으며, 이는 본능적인 충동과 도덕적인 규제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프로이트의 자아개념과는 차이가 있다. 에릭슨은 심리·사회 발달의 주요 개념인 자아가 사고와 지각, 주의와 기억 등을 통해서 현실 상황들을 다루어가는 자율적 체제라 파악했으며, 이는 유전적, 생리적 요인들뿐만 아니라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영향을 함께 강조한다. 그리고 개인과 환경 사이의 관계, 성격이 형성되는 다양한 요소들 사이의 내적 갈등을 중재하는 것이라 그는 말한다.
이러한 에릭슨이 주장한 심리·사회적 위기들을 극복해나가는 주체로서의 자아개념을 기준점으로 두고 심리 사회적 발달이론의 단계를 살펴보았을 때 청소년기에 형성되는 ‘정체성’이 어떠한가가, 즉 ‘내가 어떤 사람인가?’라는 개념이 무엇인지가 삶에서 마주하는 여러 심리 사회적 위기 대처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 파악된다. 이전 시기와 이후 시기에서 마주하는 여러 심리 사회적 위기들은 청소년기에 형성된 이 자아 정체감에 따라서 때때로 적절히 스스로가 조절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 개인에 비추어 보았을 때 만 1~3세에 형성되었던 수치심이 청소년기의 긍정적 자아 정체감을 통해 어느 정도 극복된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그리고 성인 초기에 겪는 심리 사회적 위기감에서 청소년기에 형성되었던 긍정적 자아 정체감이 어느 정도 버티게 하는 힘을 제공해주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청소년기에 형성된 이 자아 정체감이 결국 자신과 사회 전체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의 해결 주체가 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Ⅲ. 결론
에릭슨이 제시한 심리사회이론의 발달단계는 인간의 생애주기 내 발달 변화를 강조하며 사회·문화적인 요인들을 고려하여 인간 발달을 설명하였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이는 정신분석학 이론을 더욱 확대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으며, 청소년기 이후의 발달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시사점이 크다. 그는 개개인의 능력과 사회문화권 요구 사이 접점이 변화되는 단계들을 8가지로 나누어 제시하였으며, 개인적으로 에릭슨이 사회 문화적 환경들에 대처하는 자아개념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청소년기의 정체감 대 역할 혼란의 형성단계의 자아정체성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위를 통해 제시하였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이러한 에릭슨의 심리·사회 발달단계를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클라이언트의 과거와 현재의 경험에서 겪는 내적 갈등을 통찰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에 따라 클라이언트 스스로가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실천 기술을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전망한다.
참고문헌
인간 행동과 사회환경. 고명 수, 이승현 외 3명 저. 정 민사. 2018
인간 행동과 심리학. 김청송, 오세진 외 3명 저. 학지사. 2015
인간 발달과 교육. 이현임, 김영숙 저. 교육과학서. 2016
발달심리학:전 생애 인간 발달. 정옥분 저. 학지사. 2014
사회복지서비스:한국산업인력공단. 진한에 엔비.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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